기독교 신앙이 당선에 결정적 기여
지난 2일(화) 선거에서 글렌 영킨(공화) 주지사 당선인의 일등공신은 백인 복음주의 계열 신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구 조사에 의하면, 영킨 당선자는 이들 계층에게서 89%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도날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버지니아의 동일 계층에게서 얻은 지지율 80%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다. 버지니아의 백인 복음주의 계열 신자계층은 공립학교의 진화론 교육, 공립학교 내 기도모임 차별 등에 반발하며 공립학교 문화전쟁을 일찍부터 주도해 왔다. 영킨 당선자는 선거 초반부터 비판적 인종이론(CRT)을 전면적으로 비판하며 공립학교 학부모들에게 교육선택권을 부여하겠다고 공약한 점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킨 당선자가 성공회에서 복음주의로 개종한 점도 득표에 도움이 됐다. 상당수의 복음주의 신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종교성을 신뢰하지 않았다. 랄프 리드 선거전략가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버지니아 양당 정치역사상 가장 선명한 복음주의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영킨 당선자는 첫 유세를 기도로 시작해 스탭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더쉽 인스티튜트에서 가진 마지막 유세 연설에서 “크리스마스 때에만 교회에 가는 집안에서 자랐으나 와이프의 신심이 내 가슴에 옮겨 붙여 열렬한 신자가 됐다”고 신앙고백했다. 그는 “처음에는 예수를 구세주로 받아들인다는게 무엇인지 몰랐으나, “나는 네가 원하는 것과 함께 한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전했 다. 그는 2011년부터 페어팩스 카운티 맥클린에 위치한 홀리 트리니티 처치에 출석하고 있으며, 워싱턴D.C.에 위치한 성경박물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영킨 당선자는 최근 5년동안 1억2700만달러의 소득을 올렸는데, 부인 수잔 영킨과 함께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자신의 비영리재단 포스 재단에 2300만달러를 기부했다. 이밖에도 복음주의 비영리 단체 알파 USA, 카톨릭 비영리단체 커뮤니오, 정교 크리스챤 비영리 단체 포커스 노스 아메리카 등 주로 종교 관련 단체에 많은 기부를 하고 있다. CRT를 중점 의제로 내세워 유권자 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아이디어도 복음주의 신앙을 지닌 전략가 마이크 미어스가 내논 것으로 알려졌다. AP의 최근 조사에서도 백인 복음주의 신자들이 CRT 이슈를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답했다. 비영리씽크탱크 공공종교연구소(PRRI)로버트 존스 대표는 “복음주의 신자들이 대체로 공립학교 교육을 불신하는 경향이 강한데, 영킨 당선자가 독실한 신자임을 내세워 이들을 효과적으로 잘 공략했다”고 평가했다. 복음주의 신자들은 테리 맥컬리프(민주) 후보가 “학부모는 학교에서 무엇을 가르쳐야 한다고 요구해선 안된다”고 말한 대목을 가장 싫어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흑인인 윈섬 시어스(공화) 부지사 당선자도 복음주의 신자들이 좋아할 법한 총기규제 등의 이슈를 내세워 당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시어스 당선자는 복음주의 계열 대학인 리전트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구세군의 여성 쉘터 직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또한 버지니아 윈체스터의 복음주의 교회인 빅터 처치에 출석하고 있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백인복음주의 신자계층의 결집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기독교 당선 복음주의 신자들 복음주의 계열 공립학교 학부모들